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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야, 콘크리트 유토피아랑 형제?

by 희스토뤼 2024. 2. 20.


마석도와 친구들

마석도는 말합니다. 영화 ‘황야’는 ‘콘크리트 유토피아’랑 전혀 다른 세계관을 가진 영화라고요. 하지만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의문이 생깁니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영화 황야를 두고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 또한 그랬습니다. 황야는 마석도, 아니 남산 역할의 마동석의 액션은 꽤 볼만합니다. 황야에서 마동석은 사냥꾼으로 등장합니다. 폐허가 된 세상에서 사냥으로 잡은 동물을 해체해서 판매합니다. 옷가지나 먹을거리랑 물물교환을 하죠.
가수 출신 배우 이준영의 연기도 볼만합니다. 극 중 지완 역할이며 남산을 따라서 사냥꾼으로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여주인공인 수나를 몰래 짝사랑하기도 하죠. 수나 역할은 노정의 배우가 맡았습니다. 요즘 극한의 다이어트로 39kg이라더니 영화에서도 너무 야위어 보였습니다. 황야의 수나가 이전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박보영 캐릭터와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불합리한 일을 참지 못하고 할 말은 해야 하는 캐릭터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박보영이 맡은 캐릭터는 좀 더 정의로움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인상적인 인물로는 양기수라는 이희준 배우가 연기한 캐릭터입니다. 폐허가 된 세상에서 자신의 딸을 살리기 위한 목적으로 어린 학생들을 실험 대상으로 삼고 희생하는 인물입니다.

슈퍼맨과 원더우먼의 조화

황야는 폐허가 된 세상에서 소중한 사람을 지켜내기 위한 여정을 다룬 액션 영화입니다.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다루지만 영화가 무겁거나 특별한 메시지를 던지지도 않습니다. 대지진 후 황폐해진 세상에서 자기 목숨이 제일 중요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사냥꾼 남산과 준영은 어느 날 의문의 사람들에게 납치된 수나를 찾기 위한 길을 떠납니다. 그 과정에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에 등장했던 아파트로 향합니다. 황야의 감독 허명행은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황야는 전혀 다른 영화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관객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유사한 느낌이 느껴집니다. 차라리 세계관이 이어지게 그렸다면 오히려 숨겨진 두 영화의 연결고리를 찾는 재미가 더 많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리고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다루면서도 유머 코드가 너무 많은 점은 영화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느낌이었습니다. 집중하고 있다가 갑자기 이상한 유머가 등장해서 영화의 맥을 끊는 느낌이었습니다. 어두운 시대상과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에서 피식피식 웃음이 나게 한다니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수나 캐릭터도 공감대 형성이 부족했습니다. 마치 원더우먼처럼 혼자서만 계속 살아남고 이리저리 도망 다니는 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경계가 삼엄한 아파트에서 양박사 방에 몰래 침투하는 것도 너무 쉽고 양박사의 실험노트를 발견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치 수나에게 발견되기 위해 그곳에 둔 것처럼 긴장감이 전혀 없었습니다.
마동석의 액션은 볼만했습니다. 그는 무슨 비빌병기처럼 못 다루는 무기가 없고 이번 영화에서도 무시무시한 주먹을 날려댑니다. 미래 시대에서 온 AI로봇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혼자 악인들을 해치우고 끝까지 살아남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전작 범죄도시가 연상돼서 따분하기도 했습니다. 허명행 감독은 마동석이 등장하는 게 영화 황야의 차별점이라고 했는데 지나치게 비슷한 캐릭터는 영화를 기대하는 재미를 반감하게 합니다. 위에서도 말했듯 양박사를 연기한 이희준 배우의 캐릭터 변신은 볼만합니다. 정말 머리가 어떻게 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미치광이 의사 역할을 제대로 해냅니다.

추천은 글쎄?

영화 자체가 완성도가 낮다거나 재미가 없는 건 아닙니다. 다만 너무 마동석 배우를 중심으로 익히 알고 있는 그의 매력만을 부각한 영화라는 점이 아쉽습니다. 그리고 액션에 치중한 나머지 서사는 약합니다. 대지진 후 폐허가 된 시대라는 것 외에 배경에 대한 전개나 캐릭터 각각의 서사는 거의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때문에 영화를 보고 나면 크게 울림이 있다거나 의미가 있진 않았습니다. 남는 건 불굴의 마동석뿐이었습니다. 가벼운 액션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한 번쯤 봐도 좋을 듯합니다. 영화 ‘범죄도시 3’가 별로였던 분이라면 추천하지 않습니다.